[단독]'조현식-MBK' 공격에 공개매수價 뚫고 상한가…hy 주식 매집 나서

입력 2023-12-05 17:30   수정 2023-12-05 19:14

이 기사는 12월 05일 17:3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그룹 고문과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경영권 탈취를 위한 공개매수 공격에 나서자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개장과 함께 공개매수 가격을 가볍게 넘어선 데 이어 10% 가까이 추가로 오른 것이다. 조 고문의 동생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대항 공개매수라는 반격 카드를 꺼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냈지만 상한가는 풀리지 않았다.

시장에선 조 회장 측 우호세력이 이날 가동된 것으로 보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 진행되는 20일 동안 공격자와 방어자 사이에 치열한 수싸움이 진행되면서 주가도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앤컴퍼니 유통 주식 비중이 높지 않아 변동성은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대항 공개매수 없다" 선언에도 주가 치솟아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8일 29.90% 급등한 2만1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개매수 가격 2만원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통상 공개매수를 진행하면 주가는 공개매수 가격보다 다소 낮은 가격에 형성된다. 공개매수로 주식을 팔면 세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국앤컴퍼니는 달랐다. 개장과 함께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시가를 형성한 후 한시간도 되지 않아 상한가로 직행했다.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공개매수가보다 10% 가까이 높게 형성된 건 경영권을 둘러싼 양측의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는 반증이다. 조 회장이 손 놓고 있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날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은 상황에서 조 회장 측이 대항 공개매수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지만 주가는 꿈쩍하지 않았다. 장 마감까지 상한가는 풀리지 않았다. 조 회장이 결국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거나 MBK파트너스 측이 공개매수가격을 높여서라도 거래를 마칠 것이란 데 '베팅'한 투자자가 더 많았다는 뜻이다.
경영공백·금융당국 '시세 조종' 칼날 공략한 MBK파트너스
그동안 자본시장에서 대주주 지분율이 40%가 넘는 상장기업에 대한 경영권 공격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조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42.03%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 지분 8%포인트(p)만 더 사들이여 지분율 50%를 넘기면 분쟁을 끝낼 수 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SM엔터에 대한 공세에 나설 때도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의 지분율은 14.8%에 불과했고, KCGI의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공격에서도 최규옥 회장의 지분율은 20.6%에 불과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와 조 고문 측은 한국앤컴퍼니의 특수 상황을 공략했다. 조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경영 공백 상황을 노렸다. SM엔터테인먼트 사태로 금융당국이 상장사 공개매수 '시세조종'에 철퇴를 때린 점도 적기라 판단했다. 조 회장 측이 공개매수가 시작된 이날부터 장내매수로 지분을 늘리는 건 자칫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시세조종 등 자본시장법 위반하는 행위로 금융당국의 수사망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이날 즉각적인 방어 태세를 갖추고 대응에 나섰다. 시장에선 MBK파트너스 측 예상과 달리 공개매수 첫날 조 회장 측 우호세력이 장내에서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공개매수 '데자뷰'처럼 이날 기타법인의 순매수가 등장하면서다. 일반기업의 매매동향을 보여주는 기타법인은 KB증권 창구 등를 통해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상한가 부근에서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기타법인은 조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꼽히는 hy(한국야쿠르트)로 파악됐다. 이날 수십억원대 자금을 투입해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추가로 사들였다. hy는 한국앤컴퍼니 기존 주주다. 조현범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쥔 2021년 160억원을 투입해 한국앤컴퍼니 지분 약 1%를 확보했다. hy 윤호중 회장은 조 회장과 어릴 적부터 친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올해 2월 물류 자회사인 한국네트웍스를 통해 hy에 물류자동화시스템을 공급하는 등 사업 교류에 나서기도 했다. hy 관계자는 "이날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샀지만 단순투자 목적일 뿐"이라고 말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SM엔터테인먼트 공개매수 당시 시세조종 이슈가 이번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카카오와 하이브 간 SM엔터테인먼트 공개매수 전쟁이 벌어졌던 올해 2월 16일 하이브의 SM엔터 공개매수 기간 중 IBK투자증권의 '기타법인' 창구를 통해 SM엔터 지분 2.9%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가 치솟아 하이브의 공개매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금감원은 카카오 측이 자사와 특수관계인 PEF 원아시아파트너스를 통해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주가를 띄운 시세조종 행위라고 판단하고 영장을 청구했다.

공개매수 첫날부터 양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면서 향후 공개매수 기간 동안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수싸움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이 주식담보대출을 받거나 PEF 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를 우호세력으로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으로 MBK파트너스가 우위에 있지만 조 회장 지분률이 높아 결국 우호세력을 무리수 없이 확보하는지 여부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 박종관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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